제 678 호 누가누가 카페 땅따먹기 잘하나?
카페 = 제2의 공부방
카페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학생들에게 카페는 ‘제2의 공부방’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카공족’이라는 단어도 생겨났다. 대학생 전문매체 ‘대학내일’의 “대학생의 카페 이용빈도” 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생 43%는 1주일에 1회 이상, 평균 2~3시간 카페에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카페가 계절에 따라 시원하거나 따뜻한 공간을 제공하고 노트북 사용이 자유롭다는 장점으로 많은 학생이 도서관이나 집보다 카페를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카페 영업주는 카공족이 달갑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다른 손님보다 한자리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율이 적고 단체 손님을 받기 어려워 카페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2018 외식업 경영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테이블 당 체류시간이 1시간 42분을 넘지 않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한다. 카공족이 한 테이블에 1시간 42분을 초과해서 머무른다고 가정하면,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을 고려할 때 카페 영업주는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끌어안거나 밀어내는 카페 경향
카페 경향이 바뀌면서 카페 내 모습 또한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 인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2캠퍼스 인근 ‘TEARANO’라는 개인 카페에서는 카공족을 위해 노랫소리를 작게 설정하고 한 테이블마다 콘센트를 설치하는 리모델링을 하였다. 이 밖에도 ‘카메라떼’, ‘봉달주스’, ‘소소하고 달달한 카페’와 같이 카공족을 끌어안는 카페에서는 무선 인터넷과 콘센트를 제공하고 1~2인용 좌석을 설치하여 독서실 형태의 매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카페는 매장에 오래 머무는 고객일수록 단가가 높은 빵과 디저트 종류의 베이커리 메뉴나 음료 주문 빈도가 높다고 판단하여 테이블 회전율이 낮더라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프랜차이즈인 이디야 카페에서는 인원 모두 주문해야 하며 최대 3시간만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좌석을 더 오랫동안 이용하고 싶다면 재주문을 해야 한다는 공지도 덧붙여져 있다. 이는 카공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약이다. 또한 블루 보틀 매장과 같이 카공족을 밀어내는 카페에서는 무선 인터넷과 콘센트를 제공하지 않으며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좌석 수를 줄이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학생과 영업주가 공생하려면
카페가 아니더라도 카페 분위기를 내는 카공족들을 위한 시설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서울캠퍼스 도서관 1층 내 리딩 라운지와 제2캠퍼스 도서관 1층 내 프라임홀, 송백관 1층 내 어문대라운지가 여기에 속한다. 보통 도서관과 달리 커피와 같은 음료를 갖고 출입할 수 있으며 컴퓨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학우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이러한 교내 시설에 대해서 평소 카페를 자주 이용하던 학우는 “카페에서 작업할 때면 이용 시간에 따라 눈치를 받곤 했었다. 하지만 카페에서 공부하지 않아도 충분히 프라임홀이 카페 분위기를 내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좋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생긴 시설이지만 이로 인해 카공족으로부터 카페 영업주들이 입는 피해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카페 내 공부하는 손님과 매장을 운영하는 영업주 둘 다 피해를 받지 않는 방안이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면 카페 손님 한 명당 1시간 42분을 넘지 않는 선으로 카페를 이용하거나 영업주가 손님에게 커피 및 음료의 가격에 대한 이용 권장시간을 공지하는 식의 방안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카페 경향이 진행되는 현재, 손님이 먼저 이용시간을 생각하고 어디로 갈지 정한다면 영업주와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마음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학교를 비롯한 개인들이 카공족과 영업주를 위한 더 많은 방안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엄유진, 한아름 기자